요즘은 조금 뜸한거 같기도 하지만 예전에 한참동안 번화가나 학교앞을 걷다 보면 한시간안에 서너번씩

은 꼭 누군가가 팔을 잡고 던진 말이 있었다. '저.. 혹시 도를 아시나요?' 모든 사람이 그 수법을 알게 되

고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전법을 바꿔 던졌던 질문이 '아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고 화

기가 가득합니다. 좋지 않습니다' 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겁을 집어 먹은 순진한 여러 사

람들이 끌려가서 낭패를 겪었다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경우에는 하루에 누구는 얼굴이 근심이 가

득하다고 하고, 누구는 얼굴이 참 좋다고 해서 나중에는 대체 어느게 맞는거냐고 땨져 물은 적이 있다 ㅋ

시애틀에서도... 가끔 길을 걷다 보면 범상치 않은 기운들을 풍기며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한참 방

학때는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좀 뜸한 편인데.. 대부분이 무슨 서명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기부, 모금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서명이나 그런걸 하려는 경우는 주로 환경에 관한 일인 가능성이 많고,

기부, 모금은 빈민, 기아 뭐 그런 일들이다. 방학 때 자주 보이는 이유는 여기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주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나 용돈을 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이들도 거의 눈치가 있기 때문에 사

실 우리에게는 접근을 하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뭔가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하는데 아무래

도 인터내셔널들은 그게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머리 까만 사람들을 잡고

얘기하는 걸 보면 거의 2세들이다.

어느날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가고 있었는데 눈 앞에 파일을 안고 있는 아가씨가 보였다. 나를 힐

끔보고 고개를 돌리는 것이, 나 역시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눈치를 챌 수 있엇는데 주변을 보니 별 사

람도 없고 해서 멈칫멈칫 하는 분위기였다. 나도 이제 그래도 미국인들이 하는 말 절반은 알아들을 수 있

고, 예스, 노는 할 수 있으니까 약간의 오기가 생겨서 의도적으로 한번 더 쳐다봤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얘기를 시작했다^^ 역시나.. 아프리카에 있는 빈민, 아동들을 돕는 모금이었는데 요약하자면 한달에 23

불이면 몇명이 먹을 수 있고.. 자동이체 처리로 해서 번거롭지도 않고.. 북한에 있는 아이들도 돕고..  그

런 얘기를 했다. 약간의 얘기를 해보고 싶었던 맘에 어떻게 보면 내가 응한 것이기도 했지만, 안할 건데

너무 잡고 있는 것 역시 미안한 일인듯 싶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금 이미 후원하고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sorry, 하면서 이미 더 많은 것을 하고 있다라고 말을 했다. 믿을 수 없다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really?하면서 아쉽다는듯 몇마디 더 권유를 하고 돌아서는데 마지막 말이 대박이었다.

"이번 기회에 더 적은 금액으로 후원하는 이걸로 바꾸지 그래요??"

오늘은 성과가 별로 없는지 돌아서는 모습이 안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