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은 언제나 분주하다. 자기전에 마지막으로 짐 정리도 꼭 해야하고 이래저래 할 일이 많다. 아쉬운 마음이 들다보니 잠은 늦게 들기 마련이고 아침엔 또 조금이라도 더 즐기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한다..
맨해튼을 크게 4, 5부분으로 나눈다고 한다. 뉴욕에서 공부하는 분들도 있지만 할렘을 포함한 업타운부터 해서 자유여신상과 월스트릿, 차이나 타운 근처, 그리고 미드타운, 첼시와 소호, 그리고 센트럴 파크 근처 등.. 그 중에서 나는 첼시와 소호를 가보지 못했고 쇼핑과 유행으로 유명하다는 5번가도 가지 못했다. 머.. 5번가 못 간건 그렇게 아쉽지 않으나 미드타운 근처를 못 가본 것은 조금 아쉽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마지막 루트는 센트럴 파크 근처.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센트럴 파크에서 약간 떨어진 베이글이 맛있다고 소문난 집에 가서 베이글을 몇개 사서 아침으로 먹고 15분 정도 다시 걸어와 센트럴 파크로 갔다. 스미소니언이었나? 바로 옆에 큰 박물관이 있기도 했지만 그거 둘러볼 시간은 없었고.. 대영박물관과 루브를 끝으로 나 혼자 하는 박물관 관람은 더이상 없을 것 같기 때문에 ㅋㅋ

영국, 프랑스등 유럽도 그렇고 서울에도 물론 여의도 공원이 있기는 하지만 싱가폴 처럼 조그만 나라에도 그들이 가든이라고 부르는 공원은 부지기수로 많이 있다. 이렇게 도심의 한가운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청계천도 그렇고 곧 생긴다는 용산 공원도 그렇고 참 좋은 생각이라 생각한다.

아침에 나올때랑은 다르게 약간 날씨가 흐려져 빗방울이 떨어졌다. 센트럴 파크가 워낙에 커서 다 돌아보기엔 3시간도 모자랄거 같아서 아랫부분만 슬쩍 보고 걍 지하철을 탔다. 록펠러 센터도 봐야했고 엠파이어 빌딩도 한번 더 봐줘야하고 타임스퀘어 근처에서 좀 시간을 보내야했기 때문이다. 바삐 바삐 다녀 뉴욕에서 공부한다는 jamin 님인가? 근처의 그랜드.. 머시기까지 가서 내 뉴욕 일정은 다 끝이 났다.

다시 숙소로 와서 캐리어를 가져 가야 했고 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려서 뉴욕의 텀블러도 사야 했기에 시간이 조금 더 지체되었다. 서둘러 캐리어를 들고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이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노리는 급행열차가 오지 않는다. 아마 내가 놓쳐버린 그 한대가 급행이었나보다. 그럼 30분을 더 기다려야하는데.. 급행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저번에 가봐서 알지만 일반은 얼마나 걸리는 지 모른다. 그래서 그래도 급행을 기다려서 탔는데..
헐.. 한번 꼬인 실타래는 잘 풀리지 않는가? 저번에 나이아가라 갈때 공항에 와서 에어트레일이 어떻다는걸 알고는 있었는데 내가 타야 하는 AA라인이 터미널 2번이었던가 해서 에어트레일로 종점 바로 옆이었다. 말이 에어트레일이지 지하철로 한 10개 역을 더 가야한다는 말과 같아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국내선은 몇분 일찍 와야 하지? 머리속으로 시간 계산을 하기 시작.. 터미널에 도착하자 마자 열나게 캐리어를 들고 뛰는데 남은 시간은 50 여분 정도. 힘들게 체크인에 도착해서 하려고 하니 체크인은 1시간 이전에 해야해서 이미 클로징되어 있었다. 헉헉 대며 직원에게 설명햇더니.. 노.. 라며 이미 체크인이 끝나서 안될거라고 한다. 더군다나 2번 터미널이 2개의 빌딩으로 되어 있는데 AA는 이 빌딩이 아니라 옆빌딩이라고. ㅡㅠ 다시 열나게 뛰어 그 빌딩으로 가서 설명을 햇는데 다시 노.. 늦었다는 것이다. 근데 그 중에 직원 분이 한국 분이었는지 내 여권을 보더니 한번 해보겠다고 하시는 것. 이미 수화물 체크인은 끝이 났기에 내가 직접 캐리어를 보내야 한다고 하는데 정신이 없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택을 만들어 캐리어에 붙여 주더니 시애틀에서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을 못하겠다고 한다. 운이 좋으면 같이 도착하고 나쁘면 내일이나 도착한다네. 보딩을 할 수 없으면 그냥 나오란다. 어쨌든 해보자 싶어서 체크인 하고 게이트로 향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무슨 문제가 있어서 보딩이 늦어졌다. 30분 정도 딜레이 되서 보딩이 시작되었는데 이 정도는 국내선에선 간혹 있는 일이라고. 내게는 큰 행운이었다. 보딩해서도 뱅기가 이륙을 하지 않아 궁금해했었는데 방송을 들어보니 기름을 엉뚱한 걸 넣어서 다 비워내고 새로 채워서 가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 뱅기에 타서도 거의 한시간 정도 기다려서 겨우 뱅기는 이륙했다.

보스턴과 뉴욕.. 조금은 따분하고 지루한 시애를 외곽의 도시에서 지내오던 내게 미국의 대도시인 이 곳은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게 해주었다. 워낙 더운 동네라 새까맣게 타버렸지만 시애틀에 도착하니 조금은 덜 더웠다. 일정 때문에 여러가지 못한 것들, 아쉬운 것을이 너무 많지만 다음에 동부 여행을 할 기회가 언젠가는 또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