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준비

일단 호주 가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수속 도우미님과 출국예정일을 16

일 뒤로 잡아 놓은 상태여서 하루 하루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 당시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던 상황이어서

준비 해야 할 서류들과 물품들 챙기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영어 공부할 시간은 더더욱 없었던 것 같아요.

서류 준비나 꼭 챙겨 가야 할 물품들은 수속 도우미께서 잘 설명해 드릴 테니 저는 가기전에 제가 했던

공부들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불행하게도 저는 학교에서 원서로 공부해 본 적도 없었고 외국인과 대

화해본 적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지면서 다른 분들의 공부 법을 찾아보던 중에 시

오노 나나미에 관한 글이 있길래 찾아 보았지요.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를 저술한 일본 작가인

데 그 시오노 나나미가 이탈리아에 처음 건너가 이탈리아어를 어떻게 배웠는지 설명해 놓았더군요. 자세

한건 기억이 잘 안나지만 이 말만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언어로 쓰여진 소설을 읽는 것이다.” 호주에 온지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그 말에 많이 공감하

게 되는군요.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로 마음만 먹었을때의 저는 영어에 거의 무지했었지만 출국 날에

는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은 상태에서 출국을 하게 되었거든요. 제가 처음 택했던 책은 ‘상실의 시대’의

영문판이었습니다. 상실의 시대 소설 자체에 대한 흥미도 상당히 많았고 한글로 한번 읽어본 책을 다시

읽어보면 더 이해가 잘 가지 않을까 해서 택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읽기가 상당히 거북하더군요. 글씨도

작고 워낙 책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던 터라 하루에 한장 읽기도 힘들었는데 영어로 읽는것에 조금씨 익

숙해지면서 하루에 읽는 양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호주 가기 전까지 다 읽을 수는 없었지만 영어 어순

에 익숙해지고 여러 표현들을 익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호주사람과 대화할

때 가장 힘든 점은 이 사람들이 뭐라는지 대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저는 처음에 얘네들이 독일

어 하는 줄 알았습니다. 호주 발음이 상당히 특이 하다는건 다들 아시고 계시죠? 처음 공항 도착해서 방

문 목적과 짐 검사하면서 이거 뭐냐 저거 뭐냐 이건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이런 말들도 하나도 알아듣

지 못해서 고생 정말 많이 했습니다. 아무리 말을 잘해도 알아듣지 못하면 전혀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

죠. 리스닝 공부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말해보자면 우선 말을 하려면 들려야 하고 들으려면 단어를 많이 알

아야 하고 자기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또 확실히 들을 수 있죠. 그러니 그냥 무작정 자막없이 영화나

드라마 본다고 리스닝이 는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는거죠. 저 같은 경우에는 프렌즈를 같은 편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본 후에 그래도 정말 모르겠다 하는 부분은 영어 자막으로 확인하면서 계속 들었습니다. 요

즘 미국 드라마 재미있는거 많이 있잖아요. 어차피 호주에서도 미국드라마 밖에 안해주니 미국드라마에

흥미를 좀 붙이고 오는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리스닝 연습으로 그레이 아나토미나, CSI 같은거 고

르시면 피봅니다. ^^;; 프렌즈나 대화체가 많은 드라마 골라서 듣는게 좋겠죠.

어쨌든 호주 오기전에 공부 최대한 많이 해서 오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때가 의욕이 제일 넘칠 때거든요..ㅋㅋ

ps 참 저는 수속 준비하면서 수속 도우미님한테 소갈비에 소주도 얻어먹고 운이 좋아서 부산 도우미님과 대대장님도 만나서 맥주도 얻어먹고 그랬는데 아직까지 밥한끼 못얻어드신 분들은 꼭 졸라서 맛있는거 드시기 바랍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