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어학원] 필리핀에서 한달.. 신일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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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도착하기까지
기다리던 1월 7일.
드디어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날이다. 1학년때 처음 들어간 학숙 오리엔테이션에서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는 어떤 사람의 소감을 듣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왔는데 드디어 그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이번 방학 동안 서울에서 지내기로 하는 바람에 어학연수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서 장학생으로 선발 된 것 말고는 어떤 어학원으로 가는지, 같이 가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에 가니 거의가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지나가다 몇 번 마주쳐서 얼굴만 아는 사람도 있기는 했지만 한 달간 같이 지내게 될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먼저 인사도 하고 말도 걸었다.
나까지 어학연수장학생 9명이 가게 된 지역은 필리핀의 일로일로 시티였다. 다섯 시간여의 비행으로 지쳤지만 깨끗한 시설의 어학원을 보자 마음이 놓였다. 어학원 시설이 원래 리조트였던 건물을 임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눈 닿는 곳마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웠다. 도착한 날은 수업이 없는 주말이었기 때문에 일로일로 시내에 가서 쇼핑도 하면서 필리핀에 점차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7시간의 수업, 2시간의 자습
방학동안 잘 놀다 와서 그런지 수업을 들으니 힘들었다. 7시간의 수업 중 4시간은 1:1수업이었고, 3시간은 그룹수업이었다. 그룹수업은 그런대로 할만 했는데 1:1수업은 아니었다. 처음 이틀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내가 왜 같은 얘기를 여러 번 해야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네 시간동안 계속 말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점차 적응되니 그런대로 견딜만해졌다.
거기다 저녁에는 두 시간동안 자습을 해야 했다. 고등학교 이후로 오랜만에 듣는 ‘자습’이라는 말.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처럼 7교시까지 하고, 자습도 하니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어학원에 독서실도 있어서 저녁때는 거기서 튜터들이 내준 숙제도 하고 프리젠테이션 준비도 했다.
튜터들과 친해지다.
한 달간의 필리핀 생활로 가장 크게 얻은 점은 튜터들과 친해졌다는 것이다. 한국의 상식에서 생각하면 선생님과 제자가 페이스북 친구도 하고, 같이 밥을 먹는 것이 상상하기 어렵지만 필리핀에서 튜터와 학생은 친구 같은 사이라는 점이 차이점이었다. 특히나 필리핀은 중학교가 없어, 대학교를 졸업한 튜터들의 연령대가 우리와 비슷해서 더욱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친해진 튜터들과 주말에 만나서 같이 점심도 먹고 쇼핑도 하면서 좀 더 가까이에서 필리핀 문화를 느끼게 됐다. 특히나 우리가 어학연수를 하던 시기 중에 디나걍 축제 기간이 있었다. 디나걍 축제는 일 년에 한번 있는 행사로 불꽃 놀이, 거리 행진 등의 갖가지 부대 행사를 겸한다. 그래서 일로일로 주민들은 이 축제를 일 년 동안 기다리면서 축제기간을 즐긴다. 디나걍 축제를 맞아 우리도 튜터들과 함께 불꽃놀이를 함께 보고, 사진도 찍으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한 달 동안 정말 많이 친해져서 마지막에 가는 날에는 서로 아쉬워하면서 튜터들도 우리들에게 편지나 선물을 주고, 우리도 튜터들에게 편지와 같은 추억거리를 선물했다.
예상치 못한 레벨테스트, 면접과 작문
필리핀에 오기 전에 레벨테스트는 토익으로 처음 갈 때와 마지막에 돌아오기 전에만 친다고 전해 들었기 때문에, 월 말 레벨테스틀 우리도 쳐야 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런데 월말 레벨 테스트는 모든 원생들의 의무였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레벨테스트를 쳐야만 했다.
오전에는 토익시험이었는데 며칠 후에 종강 토익을 쳐야 했기 때문에 토익은 치지 않고, 오후에 면접과 작문만 쳤다. 면접은 다대다 인터뷰로 평소 보던 것과 똑같았지만 다만 영어로 질문을 하고, 영어로 답변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강 토익을 잘 보는 바람에 A반에 편성되어 다들 영어를 잘하는 분들과 면접을 같이 보게 됐다. 필리핀에 온 지 몇 주 된 나와 6개월 이상 된 사람들과 같이 면접을 보려니 객관적인 차이가 너무 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긴장하지 않고 전날 다른 튜터에게 들은 스킬대로 답변하려고 노력했더니, 베스트 스피커의 후보로 들게 됐다. 베스트 스피커로 뽑히지는 못했지만 후보로 뽑히게 된 것만 해도 기뻤다. 면접이 끝난 후에 토픽이 주어진 용지에 작문을 해서 냈는데 전공 수업으로 작문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그나마 작문은 수월하게 써서 제출 할 수 있었다.
폭넓은 인맥을 만들다.
독서실에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일본인인 Lily였다. 독서실에서 언제 먼저 말을 붙여볼까 고민 하다가 내가 과자 하나를 주면서 말을 걸자 Lily도 쉽게 응해주었다. 기간이 짧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Lily와 헤어지려고 하니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같은 그룹수업에서 만난 Anthony아저씨와 Sandra아줌마도 기억에 남는다. 건설 회사를 다니시다가 은퇴하시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 필리핀에 오신 Anthony아저씨. 그 분을 보니 나이가 많아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가족도 없이 혼자 여기까지 오셨다는 말씀을 듣고는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Sandra아줌마도 마찬가지. 자녀들을 데리고 필리핀까지 오셨다는 말씀을 듣고 교육열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바이블스터디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 면접 때 만나 알게 된 사람들까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 사람들의 삶을 통해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까지 마련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 사람을 좋아한다?
필리핀에 처음 와서 느낀 것은, 필리피노들은 한국인들을 정말 좋아했다. 특히나 우리가 머무른 일로일로는 소도시였기 때문에 외국인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지 더욱 심한 것 같았다. 마치 우리가 한국에서 백인들을 보는 시선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눈빛을 보니 나도 한국에서 백인들에게 함부로 말 걸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보는 눈빛이 나도 신기하고, 고맙기도 했지만 시간이 자꾸만 지나니 귀찮아졌다. 그리고 내가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쁜데도 말을 걸거나, 인사를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하면 대꾸해주기가 귀찮아졌다. 그래도 우리가 길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고 있을 때 친절하게 도와 준 사람들, 매장에서 물건 고르는 것을 도와 준 점원 등. 그들의 친절로 내가 도움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결심했다. 한국에서 외국인을 보면 무작정 인사나 말을 걸지 않고, 그들이 먼저 도와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도와줘야지! 라고 말이다. 거기다 우리들 중 한 명은 필리피노에게 꾸준히 대시를 받았다. 누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필리피노 남자가 예쁘다고 하면서 사진을 같이 찍자고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부러웠다. 필리피노들이 한국인을 좋아해도 내 외모는 별로 필리피노의 이상형은 아니었던 것 같다.
꿈의 휴양지, 보라카이
마지막 2박 3일은 보라카이에서 지냈다. 보라카이, 보라카이 말만 들었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좋은 곳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보라카이는 정말 천국이었다. 하얀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해변, 잔잔한 파도 위에 요트들, 에메랄드 빛 바다까지 엽서에서 막 튀어 나온 듯 한 풍경에 눈이 다 시릴 지경이었다. 해변에서 사진도 찍고 물장구도 치고 첫날을 보낸 뒤 둘째 날은 배를 타고 본격적으로 바다로 나갔다. 바로 호핑과 낚시를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수심 5m라는 말을 듣고는 물 공포증이 발동해서 호핑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호핑은 하지 못했는데, 내가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다음에는 낚시. 낚시는 정말 재밌었다. 왜냐면 미끼를 내리자마자 반응이 바로 바로 왔기 때문이다. 바다에 물고기가 얼마나 많은지, 그 몇 분 안되는 사이에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았다. 정말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물고기를 한 마리도 낚지 못해서 아쉬워했지만 나는 정말 재밌었다. 그래서 은퇴하면 보라카이에 리조트나 식당을 하나 차려야 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같이 보라카이 해변을 만끽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보라카이가 허니문 여행지였기 때문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모두 커플이었는데 우리만 단체로 몰려다녔다. 아! 나도 허니문으로 보라카이를 왔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인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한 달을 마치고
후기를 쓰는 지금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아쉬움과 내가 좋아했던 닭요리 식당인 망이나살과 친절했던 헬퍼들 등. 내 평생에 다시 그 곳을 갈 일이 있을까? 내가 필리핀과 필리피노들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듯이, 부디 그들도 나에 대해, 한국인에 대해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은퇴 후 보라카이에 나만의 리조트를 경영하는 희망을 간직하고, 이 후기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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